전시장 벽면에 무수하게 많은 철제 열쇠가 매달려 있고 그 밑의 벽면에 드로잉으로 자물쇠나 열쇠 구멍이 그려져 있다. 그려진 열쇠 구멍과 실재의 열쇠가 맞을 리 없다. 작가는 무수한 열쇠 중 어떤 열쇠로 문을 열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이 작품을 만들 었다. 지금이야 철제 열쇠 대신 비밀번호를 사용하거나 지문, 홍채 인식을 통해서 잠금장치를 푸는 시대이지만, 예전에는 열쇠 꾸러미에 서 맞는 열쇠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 적이 부지기수였다. 작가가 선보이는 구식의 철제 열쇠와 열쇠 구멍 그림은 실재와 가상에 대한 환상뿐 아니라 우리에게 ‘과거의 시공간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우리에게 각자의 기억 속에 담긴 저만의 상상의 나래를 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