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주로 건축, 공공 조각, 도시 디자인 등 도시 개발과 직∙간접적으로 맞물린 공공예술 사업을 진행해 온 APAP는 창작 방식의 범위와 매체를 확장시키고, 참여자가 창작 과정에 능동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실험하고자 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기획된 ‹딥 리스닝 안양 레지던시›는 현대음악가 폴린 올리베로스와 함께 하는 듣기 수련이자 연주회이다. 4회 APAP의 슬로건 중 하나인 “서로를 통한 듣기”와도 맞닿는 폴린 올리베로스의 개념 딥 리스닝에 대해 작가는 “세상에 모든 소리를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서 듣기”라고 설명한다. 폴린 올리베로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평생에 걸쳐 작곡한 텍스트 악보 모음집 『폴린 올리베로스 텍스트 악보 선집』(딥 리스닝 퍼블리케이션, 2013)에서 주요 악보들을 선별했고, 참가자들은 4회 APAP의 중심 장소인 안양예술공원과 김중업건축박물관 내의 중초사지에서 공동창작을 경험했다. 이 모든 과정은 영상 촬영과 사운드 녹음으로 기록되었으며, 전시에서는 이 영상과 사운드를 비롯하여, 워크숍에서 사용된 프로그램 북과 텍스트 악보, 그리고 폴린 올리베로스의 연주 실황 영상 두 편을 함께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