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AP 5에 관하여


서울에서 남쪽으로 불과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안양은 고려 시대(918-1392) 이곳에 세워진 안양사(安養寺)에서 그 지명이 유래한다. 불교에서 안양은 극락을 뜻하며, 곧 누구라도 다시 태어나고 싶은 이상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관악산, 삼성산, 수리산, 청계산, 모락산에 둘러싸여 있고, 여덟 개의 강과 지류가 흐르는 안양은 현재에도 강한 영성을 지닌 도시다.

안양의 일부는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유원지가 되었고, 한국 전쟁의 참사를 겪고 이후 지금은 사라진 섬유 산업과 제지 산업에서 뿜어져 나온 오염 물질로 인해 산업공해에 시달렸으며, 1970년대는 홍수로 큰 피해를 겪어야 했다. 서울이 팽창함에 따라 수도 위성도시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안양은 둘로 나뉜 도시가 되었다. 동쪽으로는 평촌이 서울에서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를 흡수하고, 서쪽에선 만안구를 중심으로 하는 구도심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안양 시민들은 직장인으로, 학생으로, 가족으로, 이웃으로, 도시의 일원, 국가의 일원으로 활발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실제와 가상이 점점 더 모호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즉, 이들 또한 급속한 변화 속에서 삶의 구체성, 자신들만의 속도, 생활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APAP 5는 안양의 이러한 독특함을 인식하고 다양한 고민을 했다. 어떻게 지역 주민과 APAP가 의미 있는 경험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경험을 통해 어떻게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 각기 다른 지역사회, 지역 공동체가 교차하며 더 큰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 우리의 역할은 이 교차점에서 발생한다. 어떻게 예술의 역할에 관한 사회적 시각을 확대할 수 있을까? 예술이 그 역할을 다 하기 데 필요로 하는 책임 의식과 간직해야 할 꿈, 그러한 것들의 중요성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APAP 5는 안양이라는 독특한 장소와 안양 시민들을 더 잘 이해하며 주민들에 대한 존경심을 더 잘 드러내는 한편 주민들과 함께 더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20명의 개별 작가와 3개의 작가 콜렉티브에 작품을 커미션했다. 콜렉티브들이 진행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APAP 5와는 별도로 56명의 작가가 관여한다.

이밖에도 APAP 5는 “상점 속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안양 안팎의 작가 총 22명과 안양예술공원 상인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며, 안양예술공원 전역 20곳의 상점에서 진행된다. 안양예술공원과 안양시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 APAP 설치 작업들 외에도 2개월의 APAP 5 기간 동안 여러 작가와의 대화, 공연, 영화 상영, 워크숍 등이 진행된다. 이러한 활동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외부인들의 방문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 중 길초실, 수퍼플렉스, 얀 보의 작업은 2017년 봄에 완성될 예정이며, APAP 5 도록은 이 시기에 맞추어 발행된다.

주은지
예술감독

장혜진, 박재용
​​​​​​​큐레이터